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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제의생각상자3_독서: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어본 적이 없다

대한민국 만제 2021. 8. 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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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는 언제나 자기계발서와 에세이로 가득하다. 파스텔 컬러 표지에 귀여운 일러스트, 헬조선에서 살기 힘들지만 그래도 괜찮아 같은 뉘앙스의 제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을 오래전 부터 봐왔다. 나도 표지에 고양이가 그려져있으면 귀여워서 괜히 책을 펼쳐보곤 한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만 찾아 보시는 분들과 몇가지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사실 난 살면서 딱 1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거 읽고 독후감 쓰면 10만원 문화상품권 준다는 사서부 이벤트에 마케팅 당해서 읽게 되었다. (그러니 독서 인생 리스트에 넣지 않겠다!) 나는 언제나 학창시절 독서1등 학생으로 뽑혔지만 그 중에 자기계발서는 단 한권도 없었다. 그 이유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1. 비슷한 맥락의 자수성가 연대기 (많은 부분이 포장되어있다)

2. 저자가 가지고 있는 삶의 목적성

3. 완독 후 나의 기분

 

  자기계발서를 출판하는 저자들은 분명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를 마스터 했을 것이다. 그들이 자기계발서를 쓰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을 생각해보면, 성공을 성취했을 때, 깨달음을 얻었을 때 일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일은 좋은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자기계발서는 자신의 인생을 기록하고 기념하는데 그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원래 기승전결이다. 누가 그 이야기를 더 드라마틱하게 풀어내느냐, 출판사가 어떻게 그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홍보하느냐가 그들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이러한 이유로 자기계발서 저자는 모두 다를지라도 맥락은 비슷하다.

 

  가장 문제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저자가 어떤 삶의 목적성을 가지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냐는 것이다. '자수성가' '성공' '시행착오' '우울' '극복' '깨달음' 이런 단어들은 너무나도 지루하다. 그들은 사회가 규정하는 '성공'을 이야기하거나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진다 같은 맹목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사회경제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을 간과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온전한 1인칭의 사고에서 풀어내는 인간관계의 그림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에는 더욱 비판적인 사고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독후감 쓰면 10만원 준다고 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긴 했지만 10만원을 받진 못했다. 당시 문학선생님은 나의 독후감이 다른 친구들의 꿈을 망쳐놓을 거라고 했다. 나는 수긍했다. 독후감 쓰는 내내 분노에 찼던 기억이 있다. (이걸 남겨놨어야 하는데!) 그래, 청춘들이 외롭고 아픈데, 다 똑 같으니 열심히 살라구? 위로가 되는 듯하지만 딱히 뾰족한 해결책도 안주니 찜찜한 이 기분...

 

  자기계발서를 왜 읽는가? 나의 삶에 힌트를 찾고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고전문학이나 좋은 소설을 읽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문학은 여러 복잡한 인간의 삶을 구조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지혜를 배우고 삶의 힌트를 발견할 수 있다.

 

  아직도 자기계발서만 찾아 읽는 MZ 독자님이라면 문학이나 사회경제에서 더 흥미로운 책을 만나시길 바란다! 좋은 책은 노력해서 만나는 것!

 

  열정있는 문예창작학과 학생으로 살면서, 왜 시집은 베스트셀러에 못 오르는 걸까, 이 예술가들을 돕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럴때마다 베스트셀러 칸을 보며 저 자기계발서들을 미워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기계발서에 대한 편견을 깨부숴 줄 책이 있다면,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님께서 추천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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